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집에서 쉬는날... 시어머니가 저녁으로 한국 피자와 치킨 그리고 미국 콘브레드가 드시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이 이야기는 남편하고 시어머니만 주고받은 이야기이고 저는 남편이 말해주기 전까지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사실.. 모른척하고 싶었습니다.
저녁시간이 다가오고 ...
저는 제 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본인도 찔리는 게 있는 건지 아니면... 그 속은 모르지만.. 직접 남편에게 말을 해도 되는걸 저를 통해서 남편에게 전달을 하게 만듭니다. 같은 하늘 같은 지붕에 있는데 말이죠... (남편이랑 시어머니랑 싸운 것도 아니고, 저랑 남편이 싸운 것도 아닌데..) 아마.. 고구마 피자랑 한국 치킨 그리고 미국 콘브레드 사 올 때 남편이랑 같이 가라고 하는 그런 뜻 같았습니다.
근데... 조건이 있더군요... 아무 곳에서 사는 게 아니라 특정 가게를 지정하셨습니다. 집에서 차 타고 30분이나 떨어진 곳.. 파이 사러 가는 곳은 다행히 치킨집에서 10분 떨어진 곳입니다. 저녁 퇴근시간이라 가는데만 50분 오는데 50분 정도 이걸 사 오는데 대략 2시간 걸렸습니다.
어머니는 전화도 오고 문자도 오십니다. 왜 이리 늦게 오냐고... 본인 배고프다고... 우리가 다른데 들린 것도 아닌데... 저랑 남편이 좋아하는 그리고 아버님도 좋아하는 가까운 곳을 두고 먼 곳에 가서 사 오라고 시킨 건 어머니였는데.. 그것도 5시에 가서 사와 이렇게 말씀하셔서 시키는 데로 했을 뿐인데...
평상시에도 차멀미가 심한데... 치킨 냄새와 피자 냄새가 차 안에서 진동을 하니.. 우라지게 차멀미를 하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원하시는 고구마 피자입니다. 평상시 크러스트도 고구마를 원하시지만.. 제가 이번에는 치즈로 했습니다. 근데 고구마를 넣었는지 치즈를 넣었는지 그냥 모르고 드십니다. 아마 배고파서 그러신 거 같습니다.
한국식 피자와 미국식 피자는 정말 느낌도 맛도 비슷하면서 다른 게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토핑과 양념을 원하신다면 한국식 피자를 심플한 거 같지만 심플하지 않고 느끼한 거 같지만 느끼하지 않은 피자를 드시고 싶을 때는 미국식 피자를 드시는 것이 맞다고 추천을 드려야 하나요?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
한국식 피자를 먹을 때 좋은 점: 소스가 다양해서
미국식 피자를 먹을때 좋은점: 치즈가 많아서
한국식 치킨과 미국식 치킨도 비교를 하자면...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문안하게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먹으려면 한국 치킨을.. 뭔가 색다르고 다른 느낌의 치킨을 먹으려면 미국식 치킨을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한국식 치킨을 먹을 때 좋은 점: 무가 있어서
미국식 치킨을 먹을 때 좋은 점: 당근과 샐러리가 있어서
어디까지나 그냥 개인의 생각입니다. ^^
원래 다른 곳에 가면 이건 그냥 서비스로 주는데 여기서는 돈을 받네요.. 그냥 양배추와 옥수수 올려준 게 끝인데... 아버님이 이걸 꼭 찾으셔서... 어쩔 수 없이 돈 주고 샀습니다.
코로나전에는 마리 칼 린더가 집근처에 많았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점차 망하더니 .. 저희 집 기준으로는 멀리가야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여기서 먹는 콘브레드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가게에서 직접 먹으면 꽁짜로 무제한 주지만 포장해서 갈때는 돈을 주고 가야합니다. 솔직히 제 기억으로 5년 6년전에 5불이였던거 같은데.. 지금은 9불을 받아 우와 엄청 가격 올랐네 했는데 .. 시어머니 말로는 5-6년전에 5불은 아니였다고 하는데.. 콘브레드 사진은 안찍었습니다... 솔직히 어머니만 드시는거라 .. 찍기도 그랬고 사실 찍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마리칼린더 와서 처음 알았는데.. 남편이 이 집 딸기 파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사는 건데.. 한쪽만 사줄 수 없어서.. 그냥 한 박스를 사줬습니다. 솔직히 저는 먹는 거 진짜 관심 없는데... 남편 만나고 나서 점점 입이 고급이 되는 느낌입니다. ^^;;
나쁘지 않습니다. 솔직히 생각보다 달지도 않고 맛도 좋았습니다. 크림이 없는 딸기 파이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크림이 있는 딸기파이가 훨씬 나은 거 같습니다.
근데.. 도넛 맨이라는 가게에서 파는 게 조금 더 맛있습니다. ㅎㅎ 남편이 훨씬 더 맛있는 걸 먹여놔서... 사실 그렇게 맛있다고 말은 못 하지만.. 남편이 과거 좋아했던 파이 중 하나라고 하니 맛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사실.. 도넛 맨이 더 맛있다고.. 거기 가서 사달라고 ^^;; 요
요즘 마음이 참 뒤숭숭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마지막 상담에서 상담가가 자기 전에 잘했던 거를 스스로한테 칭찬하라고 그리고 좋았던 거를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걸 적용해서 시어머니가 좋은 점을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없습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국이 가고 싶어서 시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한국을 다녀오고 싶다고
시어머니: 왜?
나: 할머니도 보고 싶고 엄마도 보고 싶습니다.
시어머니: 얼마나?
나: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다녀오고 싶습니다.
시어머니: 그렇게 오래?
나: 이번에 가면 할머니가 얼굴 보는 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오래 있다 오고 싶습니다.
시어머니: 너무 한 거 아니니? 너는 출가외인인데 나한테 먼저 허락을 맡아야지
나: 그래서 물어보잖아요 지금 당장 가겠다는 것도 아닌데.. 어머니가 가지 말라면 안 갈게요
시어머니: 가지 말라는 건 아니고...
남편이 싫은 점도 마음에 안 든 점도 많이 있지만 당연히 좋은 게 더 많기 때문에 나쁜 게 눈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남편에 부족한 부분을 대신 가려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있습니다. 이건 당연히 남편을 너무 좋아하고 너무 사랑해서 가능한 일이지만... 시어머니가 좋은 점?.... 글쎄요... 상처를 너무 받아서... 찾기 싫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끔은 남편이 너무 싫습니다. 저한테 잘해주니깐요.. 배부른 투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남편 가족들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많아서 남편도 저한테 잘 못해주면 바로 이혼하고 나갈 텐데... 뒤도 안 돌아보고 인연을 끊어버릴 텐데.... 너무 잘해줍니다. 그래서 잘 하나님 은혜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심이 별로 없던 남편이 기도를 하고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저 때문에요..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나서 감정 기복도 엄청 심해지고 살도 엄청 빠져서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고 짜증도 많이 냈고 투정도 많이 했으면서도 좋은 표현도 행복한 표현도 우울한 표현도 극과 극을 참 왔다 갔다 많이 했는데.. 남편은 언제나 한결같이 같은 곳에 있었습니다.
예전에 배우자를 위해 기도할 때 백마 탄 왕자님이였습니다. 솔직히 제가 상상한 미래의 배우자와 지금 현재의 배우자는 전혀 다른 이미지이지만 남편은 마음이 넓은 백마탄 왕자님입니다. 제가 나이가 많지만.. 때로는 오빠 같고 때로는 아빠 같고 때로는 남편 같고 때로는 친구 같은 남편도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거 압니다.
자기랑 잘 맞기 때문에 본인 가족이랑 잘 맞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모든 게 극과 극입니다. 예를 들어 생선을 좋아하는 시어머니 생선을 싫어하는 며느리.. 뭐 이런 식으로 다릅니다. 근데 다른 게 틀린 거 아니잖아요... 사람 얼굴이 다 다르니 그걸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남편도 이런 저를 보면서 마음고생하는고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거... 모르는 거 아니고 알고 있고 저 또한 남편 가족들을 좋게 좋게 보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아마 이 답은.. 더 열심히 기도하라는 거겠죠...
힘들고 지칠 때 양 브로의 정신세계 유튜브를 보면서 많이 웁니다. 울고 많이 공감합니다. 그리고 또 웁니다.. 나 같은 사람이 많네 하면서요... 나만 그런 게 아니네 하면서 위로도 받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시어머니 좋은 점 하나 찾았습니다.!! 남편을 나아줬으니.. 감사하네요 ^^ 아 이런 식으로 내일도 하나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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